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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희망충전-떠나자! 해파랑길

by AIDragon 2021.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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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이란 해 + 파랑(바다) + 길의 합성어이다. 매일 새로운 기운이 충만한 해 뜨는 동해를 보며 걷는 길이란 뜻이다. 동해를 낀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주도 올레길 사업의 성공에 자극받아 2009년부터 시작해 지금도 만들고 있는 길이다. 해파랑길은 화랑이 수련한 길이다. 화랑들은 경주를 중심으로 남으로는 부산까지, 북으로는 금강산에 이르기까지 바다를 따라 국토를 순례하며 심신을 단련했다. 부산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을 걷노라면 구간마다 신라 화랑이 남긴 진한 체취를 느낄 수 있다. 해파랑길은 도상거리 770km인데, 편의상 50코스로 나눌 수 있다(40코스로 나눌 수도 있다). 구간 분류는 지자체별로 하고, 코스 분류는 임의로 한 것이니 걷는 사람의 체력이나 걷기 습관, 계절, 기타 상황을 고려해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 실제 걷는 거리는 도상 거리보다 20-30%는 더 걸어야 하므로, 900km 이상이 된다. 해파랑길을 걷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찾아 메모하기를 권한다. 그러나 그 정보는 허술한 곳이 많다. 그래서 걸을 때는 스마트폰의 지도검색이나 ‘Tranggle’이란 앱을 병행해서 사용하기를 권한다. ‘Tranggle’은 GPS 기능이 있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반면, 배터리 방전이 빨라서 휴대전화 사용에 제한을 받는다. 해파랑길 주변에 위치한 역사적인 장소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 곳은 걸어서, 혹은 탈 것을 이용하여 다녀올 것을 추천한다. 그러한 곳을 다녀오면 단조로워서 지겹게만 여겨지던 해파랑길이 갑자기 흥미진진한 길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울산 구간에서는 박제상 유적지와 울주 반구대, 천전리 각석 지역을 권하고, 경주 구간에서는 감은사지와 기림사, 울진에서는 남사고 유적지와 불영 계곡, 삼척에서는 환선굴, 강릉에서는 경포호 둘레길, 속초에서는 영랑호 둘레길과 백담사, 고성의 화진포호 둘레길과 건봉사 등지를 각각 번외(番外)로 걸어 보기를 권한다. 물론 번외로 여러 곳을 걸으면 해파랑길은 1000km가 넘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해파랑길 각 코스는 15km 남짓이고, 부산 이기대길이 제1코스가 되고, 강원도 고성 명파 해변에서 통일 전망대까지가 제50코스가 된다. 40코스로 나누든, 50코스로 나누든 해파랑길을 이어서 걸으려면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계속 걸으려면 체력을 안배해야 하니 하루 평균 30km 정도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인적 없는 곳에서 걸음을 멈출 수 없기에 야간에 걷기도 해야 한다. 가장 큰일이 숙식(宿食)을 해결하는 일이다.

(사)한국의 길과 문화(www.tnc.or.kr)에서 나눈 50코스가 다른 정보에 비해 비교적 정확하다. 지자체별로 만들고 있는 해파랑길 구간은 다음과 같다.

부산.기장 구간(오륙도 해맞이공원ᅳ진하해변, 1, 2, 3, 4코스, 70km 이상)은 대부분 갈맷길 표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해파랑길 표지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보인다. 걷기 길은 비교적 잘 조성되어 있다. 울산 구간(진하해변ᅳ나아 해변, 5, 6, 7, 8, 9, 10코스, 100km 정도)은 울산공단지역이어서 걷기 길 조성도 안 된 상태였고, 해파랑길 표지도 많지 않았다. 경주 구간(나아 해변ᅳ양포항, 11, 12코스, 30km 이상)은 나무 데크 설치와 표지판 설치가 양호한 편이었다. 오랫동안 문화재 관리를 해 온 지자체답게 해파랑길 조성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포항 구간(양포항ᅳ화진포해변, 13, 14, 15, 16, 17, 18코스, 110km 이상)은 해파랑길 구간 중에서 가장 긴 구간이다. 양포항에서 구룡포, 호미곶을 거쳐 영일만을 돌아오는 길이 아름답다. 영덕 구간(화진포해변ᅳ후포항 입구, 19, 20, 21, 22, 23코스, 70km 정도)은 지자체가 일찍부터 자체적으로 ‘블루로드’라는 걷기 길을 조성했기에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20, 22코스는 바닷길 걷기를 벗어나 산행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울진 구간(후포항 입구ᅳ나곡 해변, 24, 25, 26, 27, 28코스, 80km 이상)은 해파랑길 표지도 적고, 다른 지자체에 비해 길 조성도 미흡한 상태였다. 삼척 구간(나곡 해변ᅳ추암해변, 29, 30, 31, 32코스, 70km 정도)은 원덕에서 정라항까지는 다소 낙후된 상태였다. 그러나 정라항에서 추암 해변까지는 ‘새천년 해안도로’가 개통되어 길이 평탄했다. 표지는 해파랑길이 아니라 ‘낭만가도’가 주를 이룬다. 동해 구간(추암해변ᅳ옥계면 사무소, 33, 34코스, 30km 정도)은 삼척 구간과 비교될 정도로 해파랑길 조성이 미흡한 상태였다. 강릉 구간(옥계면ᅳ주문진해변, 35, 36, 37, 38, 39, 40, 41코스, 90km 이상)은 길이 잘 조성되어 있으나 표지는 많지 않았다. 솔 향의 도시답게 걷기 길 내내 해송이 함께 하는 구간들이다. 양양 구간(주문진해변ᅳ속초 해맞이공원, 42, 43, 44코스, 40km 정도)은 해파랑길 표지가 많지 않았으나 길은 잘 조성되어 있었다. 속초 구간(속초 해맞이공원ᅳ장사항, 45코스, 20km 미만)은 길은 잘 조성되어 있었지만, 표지는 많지 않았다. 고성 구간(장사항ᅳ통일전망대, 46, 47, 48, 49, 50코스, 70km 미만)은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걷기 길이었다. 철책이나 군부대 때문에 우회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해파랑길 표지나 종합 안내판, 방향 표지판이 다수 설치되어 있었다. 명파 해변에서 통일 전망대에 이르는 제50코스의 8km 정도는 걸을 수 없는 군사 지역이었다.

다른 코스에 비해 경치가 좋고 길 조성이 양호한 곳은 1, 12, 25, 32, 38 코스이고, 산업단지나 군부대 지역이 있어 우회해야 하거나 걷기 힘든 곳은 4, 7, 11, 16, 28, 34 코스였다.

걷기에 가장 중요한 장비는 신발이다. 해파랑길 몇몇 구간은 아직도 걷기 길이 조성중이니 시멘트길이나 자갈길, 산길을 걸어야 한다. 그러므로 운동화보다는 등산화가 좋다. 땀을 잘 흡수하는 옷을 입어야 하고, 선크림, 차양모자, 선글라스 등도 꼭 챙겨야 하고, 휴대전화 충전기도 준비해야 한다. 주말에 정해진 구간을 걷는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한꺼번에 전 구간을 모두 걸으려면 5일이나 일주일 단위로 필요한 물품을 보급해줄 수 있는 친구나 가족이 있어야 한다. 해파랑길과 비슷한 거리인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800km)이나 캐나다의 브루스 트레일(900km)을 모두 걸으려면 40일 정도가 걸린다. 경비는 각각 천만 원 이상이 든다. 해외의 걷기 길이므로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위험요소도 더 많다. 40일간이란 긴 시간을 내어 쉽게 떠날 수 없는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종교 순례길이라 할 수 있는 산티아고 길이나, 야생이 살아 숨 쉬는 브루스 트레일보다 해파랑길 걷기가 더 매력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멋진 걷기 길이란 안전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지고, 이야기가 풍부한 길이다. 해파랑길은 구간마다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대체로 안전하고 길을 따라 경치가 빼어나다. 식당이나 숙박지 등 편의시설도 대체로 양호했다. 그러나 해파랑길의 최대 매력은 이야기가 풍부하다는 것이었다. 길을 따라 넘쳐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생각하면 해파랑길은 전국 제일의 흥미진진한 걷기 길이라 할 수 있다. 사랑을 하면 눈빛이 형형해지고 뱃살의 긴장감이 되살아나고, 낭만과 전율이 온몸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다. 나는 걷기 시작하면 그런 상태가 된다. 걷기 시작하면 내 눈은 쉴 새 없이 미지의 것을 찾아 움직이고, 다리 근육이 움직일 때마다 뱃살은 긴장한다. 걸으면서 경험한 세상은 내 삶을 더욱 견고하고 풍요롭게 한다. 해파랑길이나 길을 걷는 모든 사람, 그리고 어려운 인생길을 걸어가는 모든 분들께 건강과 행복이 넘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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